최근 삼성 LG OLED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에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도 한차례 삼성전자와 LG 디스플레이 간 OLED 패널 공급 계약 가능성이 기사화된 적이 있었는데요, 내용인 즉 삼성전자에서 자사 차세대 TV인 QD-OLED 양산을 위해 OLED 패널을 LG 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었습니다. 오늘은 디스플레이를 전공하고 한 때 업계 종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기록해보겠습니다.
갑자기 왜 OLED 협력설
최근 OLED 협력설이 나오게 된 이유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수년간 LCD TV 시장은 기술적 완숙 단계에 이르게 되었고, 중국에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대대적 투자를 앞세워 치킨게임을 함으로써 삼성전자와 LG 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디스플레이 시장을 넘어 차세대 TV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차세대 TV 시장을 두고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지난 2013년 CES에서 두 회사는 각사 최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OLED TV를 공개하였으나, 이후 LG는 계속 OLED 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삼성은 양산성 및 기술적인 부분을 고려해 당시 기존 LCD 기반 양자점 (QD: Quantum Dots)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기존의 LCD 대신 청색 OLED 기반의 양자점 디스플레이인 QD-OLED 출시를 예고하면서 OLED TV 시장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였습니다. 이같은 시점에, 지난 11월 30일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캠퍼스 Q1라인에서 첫 QD-OLED 양산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한 번 삼성 LG의 OLED 협력설이 주목받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사실 협력설의 배경을 보면 삼성 LG의 OLED 패널 공급 및 협력설이 그럴듯해보이지만, 기술적으로는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삼성전자에서 양산하려는 QD-OLED와 LG 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하는 OLED 패널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 QD-OLED
삼성전자의 QD-OLED의 경우 전면 청색을 발광하는 청색(Blue) OLED 패털 위에, 그 청색 빛을 적색(Red)과 녹색(Green)으로 변환해주는 양자점을 올려 적,녹,청(R,G,B), 즉 빛의 삼원색을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빛은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높고 적,녹,청 색 중에는 청색이 가장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습니다. 에너지를 변환할 때는 에너지 변환 효율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자연에서의 변환 효율은 최대 100%를 넘어설 수 없고 이는 다시 말해 높은 에너지에서 낮은 에너지로는 변환이 가능하지만, 외부에서 추가적인 에너지를 더해주지 않는다면 낮은 에너지를 높은 에너지로는 변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청색 패널에서의 청색광을 적,녹색으로 변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적색 또는 녹색을 청색으로 변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LG 디스플레이 WOLED
반면 LG 디스플레이의 OELD 패널은 White OLED, 즉 백색광을 내는 패널 위에 적,녹,청색을 셀로판지처럼 걸러주는 컬러필터를 사용하는 형태로 구동됩니다. 이 때 백색광을 내는 패널은 청색과 오랜지색 빛을 혼합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즉 위에서 기술한 삼성전자의 QD-OLED와는 달리 에너지 변환의 과정이 아니라, 색을 걸러내는 필터를 사용하는 방식이므로 같은 OLED 방식이라 하더라도 다른 패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OLED 패널을 공급하려면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삼성전자는 청색만 발광하는 OLED패널을 필요로 하고, LG 디스플레이는 청색에 오랜지색을 더한 백색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만약 소문대로 LG 디스플레이에서 삼성전자로 OLED패널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오랜지색을 제하고 삼성전자만을 위해 청색 OLED 패널을 생산해서 공급해야합니다.
이렇게 보면 기술적으로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는 조금 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청색광은 다른 두 색에 비해 높은 에너지를 갖는데, 에너지가 높은만큼 소재의 수명은 오히려 짧습니다. 또한 OLED에서 빛을 내게 할 때는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변환하게 되는데(전기 플러그를 꼽고 TV 전원을 키면 TV에서 빛이 납니다!) 이 때 다른 두 색에 비해 청색 소재가 에너지 변환 효율도 낮습니다. 결국 다른 두 색과 비슷한 밝기의 빛을 내려면 그만큼 전력을 더 소모해야하고 이렇게 전력을 많이 소모한다는 말은 발광하는 반도체 소재 자체에도 더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는 뜻이고 결국 소재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수명이 단축됩니다. 따라서 청색광 위에 색 변환을 하는 양자점을 쌓는 형태의 QD-OLED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청색 OLED 자체를 생산할 때 청색광 소재를 산술적으로 대충 계산해도 3배 이상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패널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소재만 3배로 두껍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청색광 패널을 3번 만들어서 겹치는 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구조도 및 구체적인 OLED에 대한 전공지식 없이는 이게 무슨말인지 이해가 어려울 수 있는데요, 조금 더 간단히 풀어쓰자면, 청색광 소재 10만큼을 가지고 10만큼의 밝기의 청색광 패널을 만들 수 있다면, 소재만 30으로 늘린다고 30만큼의 밝기가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10만큼을 가지고 10만큼 밝기의 청색광 패널을 3번 만들어서 수직으로 쌓아올리면 위에서 봤을 때 30의 밝기를 구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로는 쌓아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이를 구현하는 것은 상당한 공정 기술을 요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LG 디스플레이는 현재 전세계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업으로 말씀드린 기술또한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회사지만, 삼성전자에 공급할 패널을 목적으로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까지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입니다. 혹시라도 현재 이미 조용히 개발이 이뤄진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이런 정보는 어디까지나 사내에서도 대외비로 가려져 있을테니 사외에서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결론
LG 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대형 OLED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는 방향을 원하므로, 아마 삼성의 OLED 시장 진입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LCD 중심의 시장에서 OLED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좋은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두 회사에 투자를 고려중이신 분들께서는 앞으로의 삼성 LG OLED 시장 대응 전략을 잘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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